
한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넘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2025년 3분기 실적 시즌을 기점으로 기업 실적 호조와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금 금융시장으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국금융지주의 어닝 서프라이즈, 마이클 버리의 AI 버블 경고, 임원들의 잇단 내부자 매도, 그리고 정부의 코스피 5000 포인트 달성 전략이 연이어 발표되며 증시는 요동치고 있다.
1. 한국금융지주, 3분기 실적 ‘어닝 서프라이즈’… 증권주 랠리 이끄나
한국금융지주가 2025년 3분기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컨센서스를 초과 달성했고, 이는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입 확대와 IB(투자은행) 부문의 안정적 성장 덕분이었다. 특히 최근 금리 안정과 거래대금 증가로 인해 증권사 전반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금융지주는 ‘실적 랠리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금융지주가 보수적 자산 운용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익성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가 4000선을 회복한 이후 금융주 중심의 순환매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2. 마이클 버리의 AI 거품론, 시장에 경고음 울리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 마이클 버리가 다시 한번 금융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그는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AI 시대의 기술기업들이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메타·구글·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의 감가상각 회계방식을 문제 삼았다.
버리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장비의 사용기간을 인위적으로 늘려 감가상각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익을 부풀리고 있다. 그는 “이는 현대 회계사기 중 가장 흔한 수법”이라며 “AI 붐 속에 실적이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버리는 이로 인해 향후 3년간 AI 업계의 감가상각비가 약 240조 원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버리의 경고는 단순한 의견을 넘어 실제 투자 전략과 연결된다. 그의 자산운용사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는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한 대규모 풋옵션을 보유 중이며, 시장에서는 이를 ‘AI 버블 붕괴에 대한 베팅’으로 해석하고 있다.
3. 임원들의 연쇄 매도, 내부자 신호인가?
한편 국내 상장사 임원들의 잇단 자사주 매도가 이어지며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심텍, 켐트로닉스, 에이프릴바이오, 기아,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기업 임원들이 최근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예를 들어 심텍의 한 임원은 2만 주 중 5천 주를 고점 구간에서 매도해 약 3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후 주가는 5만 원대까지 하락하며 ‘내부자 매도 신호’ 우려를 키웠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움직임이 단순한 차익 실현일 수도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고 신호’로 받아들인다. 특히 내부 정보 접근이 가능한 임원들이 연쇄적으로 매도할 경우, 향후 실적 둔화나 성장 한계에 대한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상장사 내부자거래 사전 공시제도’를 시행하며 투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 기준이 여전히 높아, 일부 임원들이 제도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매도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장 적응 단계를 거쳐 점진적으로 기준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 정부, 코스피 5000 시대를 향한 증시 부양책 시동
이재명 정부는 ‘코스피 5000포인트’ 달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증시 부양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장기 투자자에 대한 세제 혜택,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등 투자심리를 자극하는 정책이 연달아 발표되며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장기 투자자는 국가 자본시장의 핵심 기반”이라며 “투자 기간이 길수록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ISA·IRP·연금저축계좌의 세제 한도 확대, 장기보유 주식에 대한 양도세 감면, 배당소득세 인하 등을 추진 중이다.
또한 정부는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민간 자본과 함께 국내 증시를 지원할 계획이다. 여기에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통해 글로벌 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종합투자계좌(IMA) 도입을 통해 혁신기업으로의 자본 공급을 확대하려는 전략도 병행된다.
5. 종합 전망: 거품과 기회가 공존하는 변곡점
지금의 시장은 ‘기대와 불안’이 공존하는 복합 국면이다. 한국금융지주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실물 성장을 보여주는 반면, 마이클 버리의 경고는 글로벌 자산 버블의 그림자를 드러낸다. 여기에 내부자 매도는 단기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정부의 증시 부양책은 장기적인 성장 발판으로 평가된다.
즉, 지금은 단기 변동성에 휘둘리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건전한 투자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술적 거품을 경계하되, 실질적 가치와 정책적 지원이 결합된 종목과 산업에 집중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결국, 코스피 5000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한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투자 무대에서 ‘질적 도약’을 이룰 수 있음을 상징한다. 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이 크지만, 새로운 기회는 바로 그 안에 숨어 있다.